‘카우앤독에서 일하는 사람들’ 인터뷰, [월간코워커]
네 번째 인터뷰이는 카우앤독 4층 입주사 심플리오의 연고은 공동대표님 입니다.

인터뷰이 선정은 그때 그때 인터뷰어인 저(랄라)의 마음대로 진행되는데요,
피부가 민감하기도 하고 환경 이슈에 관심이 많기도 한 저는 요즘 집에서 쓰는 세제, 샴푸, 바디제품 모두 심플리오 제품으로 교체해 사용하고 있어요. 화학 성분 없는 안전한 제품을 자취생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로 판매하는 심플리오에
요즈음 매우 고마운 마음이라, 제가 애정하는 브랜드와 대표님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

인터뷰이: 연고은(심플리오 공동 대표)
인터뷰어: 랄라(카우앤독 커뮤니티 매니저)

 

심플리오의 연고은(왼쪽), 박지나(오른쪽) 대표님

안녕하세요 대표님, 요즘 창업과 브랜드 런칭으로 정말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것 같은데요. 운영하고 계신 심플리오를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 심플리오를 운영하는 연고은 입니다. 심플리오는 프리미엄이 일상이 되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운영하는 스타트업이에요. 슬로건처럼 프리미엄 생필품 판매하는데, 일상에서 부담없이 소비할 수 있도록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춘게 특이한 점이구요. 지금은 카테고리가 많지는 않고 스킨케어류, 헤어바디, 세제류 30여개 제품을 판매를 하고 있는데, 최종적으로는 가정에서 주로 소비되는 모든 소비재로 넓히는 것이 목표에요. 저희가 현재 제품을 모두 PB제품*(자기매장의 특성과 고객의 성향에 맞추어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으로 만들고 있어요. 기획~생산까지 관여하다보니 아무래도 일반 유통보다는 제품 수를 확장하는 속도가 느려서, 아직은 초반이라 제품 수가 좀 제한적이에요. 8월 중순 브랜드를 런칭해서 현재 한 달 좀 넘게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심플리오를 어쩌다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사실 저희가 사업을 오래 구상을 한건 아니고, 저희 같은 사업 모델을 DtoC(다이렉트 투 컨수머)라고 불러요. 해외에서는 이제 이런 모델이 많아지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다른 유통채널 없이 자기 채널에서만 파는 비즈니스 모델이 많지 않아서 저희도 잘 모르다가, 우연히 이런 비즈니스가 미국에서 크게 되고 있다는 내용을 접하게 된거에요. 듣자 마자 저랑, 공동 대표인 박지나 대표님 둘 다 이 모델에 꽂혔죠. 그리고 그 전에 저희가 한국에서는 프리미엄 생필품들이 있기는 한데 되게 비싸거나, 해외에서 직구해야하는데, 한국에서 믿고 살 수 있고, 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면 그에 대한 니즈는 되게 클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 모델을 보자마자 빠져들어 이 쪽으로 설계를 시작한 것 같아요.

제품의 나쁜 성분을 모두 빼되 유통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인 심플리오의 유통 모델

그러면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프리미엄 생필품’이란 뭔가요?

프리미엄 생필품이라 하면 비싸고 예쁘고 그런걸 많이 생각하시는데 저희는 그렇게 정의하고 있지는 않아요.그보다는 좀 더 내용물(성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제품 자체가 기능을 잘하는것도 물론 중요하고 좋은 성분 넣는 것도 중요한데, 못지 않게 중요한게 나쁜 성분이 없는 것이거든요. 합성보존제, 계면활성제부터 시작해서 온갖 몸에 안 좋은 성분들을 최대한 뺐어요. 데일리로 쓰고 몸에 닿는것이니까, 그런걸 안심하고 쓸 수 있게 최대한 빼고 안전하게 만든 것을 프리미엄 생필품이라고 봐요. 

사실 저도 사회초년생 자취생이다보니, 마트에서 묶음으로 사서 막썼거든요. 그러다보니 피부에 뭐 많이 나고, 가렵기도 하고 이랬는데 세제나 이런 생필품 문제라고는 생각을 거의 안했던 것 같아요.

성분을 까서 보면 사실 마트에서 파는 제품 중에서는 합성 성분과 화학 성분을 다수 포함한 제품이 많아요. 요즘은 자연주의로 나온 제품들도 많이 있기는 한데, 여전히 일반적으로 가격이 비싼게 사실이죠. 이원화가 된 것 같아요. 대부분 일상에 꼭 필요한 생필품들에 대해 크게 성분까지 생각하지 않긴 하죠. 그런데 최근에 생리대나, 젖병세제나.. 이런 논란이 많아지면서 몸에 닿는 것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점점 높아져 가는 것 같기는 해요.

심플리오 제품을 사용해보니 포장재 등에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디테일이 돋보이더라고요. 심플리오가 스스로를 소셜벤처로 정의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사회적인 임팩트 부분에서 되게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았어요.

저희는 심플리오를 친환경 기업이라고 정의하지는 않아요. 왜냐면 친환경으로 가려면 플라스틱 용기부터.. 생각해야할게 끝이 없잖아요. 뭔가 굉장히 사회적인 목표랄까? 이걸 가지고 추구하는 기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사회적 의식은 있는 기업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환경을 덜 해치는 소재를 쓸까, 어떻게 하면 폐기물을 더 줄일까 이런 고민들을 하고 제품에 반영하고요. 장기적으로는 제품 종류가 더 많아지면, 꼭 필요한 생필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 최근엔 생리대 이슈가 있었잖아요. 그런 필요가 있는 곳에 저희가 저희 제품을 기부를 할 수도 있겠다는 다양한 상상을 하고 있어요. 

저희 기업의 존재 자체가 사회적인 목적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그런 점에서 의식을 가지자고 이야기 하곤 해요. 환경이라는 한 가지 이슈는 아니더라도 다방면에서 목소리를 내고 싶어요.

심플리오가 입주한지 이제 4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법인 설립에, 팀원도 많이 늘고, 런칭과 마케팅 등 굉장히 빠르게 틀을 잡고 성장시키고 계신 것 같아요. 대표님이 요즘을 어떻게 느끼고 계신지 궁금해요-

3월에 법인 설립을 했고 저와 박지나 대표님이 5월 퇴사 후 운영한거라 빠르게 운영을 하고 있긴 한 것 같아요(웃음). 서비스 런칭 전에는 지금보단 덜 바빴죠. 그런데 그 때는 실체가 없으니까 막연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바쁘긴 한데 어쨌든 브랜드가 탄생을 했으니까. 애 키우는 부모처럼 ‘이걸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정말 많이 하게 돼요.

기존에도 비슷한 일을 해오셨었나요?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맥킨지라는 컨설팅 회사에서 컨수머, 리테일에 대한 일을 오래 했고요. 공동대표인 박지나 대표님도 거기서 만나서 6-7년 정도 함께 일했어요.  나와서는 구글코리아에서 일을 하기로 했고, 이후에는 딜리버리 히어로라는. 요기요와 배달통을 하는 회사에요. 그 회사에서 마케팅을 3년 반정도 했어요. 컨설턴트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온라인 비즈니스 마케팅 경험을 좀 쌓다가 창업을 하게 된거죠.

퇴사한지 몇 달 안지나긴 했지만, 회사를 다닐 때랑 지금은 진짜 완전 달라요. 이전에 오너십 없이 일했던 것은 아니지만 내 사업은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일단 세상에 없던 것을 탄생시킨거다 보니까 책임감도 더 높아지고요. 이 책임감이 제가 고객에게 느끼는 커넥션과도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도 마케팅을 하면서 고객 접점에 있긴 했지만, 지금은 진짜로 연결되는 느낌이 들고. 또 하나는, 지금은 완전 초기단계의 회사잖아요. 기존에는 얘기하면 아는데 다니다가,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걸 하니까 거기서 오는 당혹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내가 하는 일을 잘 설명할까..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를 기억할까.. 라는 고민도 훨씬 많이 하게 되고요. 

박지나 대표님과 두 분이 공동대표이신데, 두 분이 함께 창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원래 둘 다 맥킨지에서 한 팀에서 같이 일을 했어요. 원래도 친했지만 퇴사하고는 엄청 친해졌어요. 정기적으로 계속 만나고. 술도 먹고 밥도 먹으면서 앞으로 뭘 하면서 살지 이야기 많이 하고요. 저희 둘 다 당시 회사생활에 염증을 느낄 때였거든요. 회사생활은 위로 올라갈수록 조직관리를 더 하게 되는데, 저희는 직접하고 만들고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었어요. 그 와 중에 비즈니스 모델을 접하고 “재밌겠는데? 하자!” 한게 여기까지 왔어요. 둘의 신뢰관계가 있어서 정말 어렵지 않게 함께 시작한 것 같아요. 둘이 함께 대표를 하면 싸울것 같지만, 일을 하며 만났다가 친구가 된 케이스라서 맞춰가는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저보다 언니라서 제가 암묵적으로 따라라고 있기도 하고(웃음).


두 분이 카우앤독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되신 건가요? 창업 초기부터 브랜드 런칭까지 여기서 진행하셨는데, 사업 초기팀의 입장에서 카우앤독이라는 공유오피스가 어떻게 느껴지셨는지 궁금해요 🙂

예전에도 카우앤독에 대해 들어서 알고는 있었어요. 그러다 창업하면서 여기저기 공유오피스를 봤었는데 좀 비싸고, 공간이 협소하더라고요. 초기에는 팀이 작으니까 4-6인실에 들어가야 하는데 진짜 너무 숨막힐것 같은 거에요. 그런데 그 때 우연히 전회사에서 만났던 분을 만나서, 카우앤독 공간을 봤는데, 공간이 오픈되어있다보니 숨막히고 답답한게 없고. 그러면서 있을건 다 있더라고요. 데스크라던가, 카페라던가, 시설물들이 꽤 쾌적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일 좋았던건 비용이었고요. 저희가 매출이 0인 상태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 중에 정말 좋은 선택지였어요.

그리고 오픈되어 있다보니까, 아무래도 저희는 초기팀이다보니까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께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방이 좀 나눠져있으면 이야기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오다가다 이야기도 하게 되고.. 저희가 먼저 네트워킹을 하는 성격은 아닌데 여기는 자연스레 그렇게 되더라고요. 저희가 추석선물세트 소포장하느라 고생하는 것 보고는 오다가다 응원해주거나 다독여주시기도 하고. 저희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일을 하는 분들께 도움도 많이 받고요. 최근엔 저희가 고객들에게 나갈 굿즈를 제작해야하는데, 브랜드 굿즈를 자주 제작하시는 앤두의 이은주 대표님이 조언을 주시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코워커 인터뷰 공식 질문인데요, 앞으로 연고은 대표님 그리고 심플리오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요.

심플리오는 제가 생각하는 비전은, 5년 후 즈음에는 사람들이 심플리오를 ‘생활용품 커머스’로 인식을해서. ‘여기 가면 생필품 다 살 수 있지’고 생각하게끔 하는 비즈니스로 키우고 싶어요. 더불어서 해외에서도 입지를 가져가고 싶어요. 시장 테스트를 올해부터 시작할 것 같아요. 동남아시아일수도 있고 미국일 수도 있고요. 어디서든 인지도를 가지고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게끔 키워내고 싶어요.

저 개인적인 목표는 회사를 그렇게 키워나가는 것? 제가 너무 회사얘기만 해서 인터뷰가 재미없을 수도 있겠어요(웃음). 그런데 요즘 정말 일 생각만 하는 것 같아요. 투자사분들을 만났을 때도, 본업이 있던 사람들이니 힘들면 그만두는게 아니냐는 질문을 들었는데 방금 말씀드렸던 그런 류의 성장을 할 때 까지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가보자는 오기가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한 10년간은 할 생각으로 계약서를 썼죠. 막연하지만 굳건한 마음으로 계속 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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